고객광장 > 공지사항 > 진성남원장 보도자료 - 메디컬투데이 기사내용 (난독증)

책 한권 읽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오래 걸리는 사람, 읽다보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읽는 부분을 또 읽게 되고, 심지어는 어디를 읽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이와 같은 증상으로 광진구에 사는 우이준 군(15)은 책을 읽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 시험이라도 있는 날이면 교과서에 10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더욱 문제인 것은 책 속의 글씨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띄엄띄엄 읽혀진다는 것. 손가락으로 어딜 읽는지 짚어가며 한자 한자 읽어야 내용이 그나마 인지가 된다.

우이준 군은 “책이 잘 읽혀지지 않아 시험공부 할 때가 가장 걱정스럽다”며 “가끔 컴퓨터를 하더라도 눈이 쉽게 피곤해져서 오래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주의력결핍증으로 판단될 수도 있다. 혹은 난독증이라 해서 책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 군은 이른바 얼렌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진성남 전문의는 “얼렌증후군은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증상이다”며 “주의력 결핍증이나 난독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므로 국내에서는 얼렌증후군을 따로 진단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비교적 많이 알려진 증상이다”고 설명한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얼렌증후군은 시각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이상이 발생해 생기는 것으로, 이로 인해 책 읽기가 싫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시각적 정보가 망막을 통해 들어오면 신경세포가 이를 받아들여 뇌간으로 보낸다. 하지만 이러한 신경세포가 작거나 불완전하면 특정한 파장의 빛을 감지하지 못해 시신경에 과부하가 생기고 이 때문에 쉽게 눈에 피로가 오고 두통,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특히 학습능력과 작업능률 저하의 원인이 되고 여러 가지 스포츠나, 운전, 컴퓨터 사용 등 눈으로 보며 수행하는 활동에 악영향을 미친다.

해맑은 소아청소년클리닉 황선희 원장은 “얼렌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인쇄된 매체를 볼 때 남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되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며 “두통, 학습문제, 집중문제, 직업적 수행, 운전 등 눈으로 보고 수행해야 하는 여러 가지 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황선희 원장은 “만약 아이들이 이러한 증상 때문에 읽기를 힘들어하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부모가 꾸짖고 혼낸다면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며 “증상을 잘 파악해 얼렌증후군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이들을 글을 읽을 때, 눈이 불편하고 눈에 충혈이 생기거나 눈물이 나며, 두통이나 현기증이 생기며, 속이 메스껍다고 호소한다면 얼렌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의 줄이나 문장을 건너뛰어서 읽거나, 읽던 위치를 잃어버리거나, 단어를 틀리게 읽기도 하고, 읽은 줄을 다시 읽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글을 읽을 때면 손가락이나 자, 연필 등으로 위치를 짚어가며 읽어야 한다.

얼렌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책을 읽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지만, 책을 오래 읽거나 한 곳을 오래 주시하면 시지각적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글자가 흐릿해지면서 없어지기도 하며, 두 개로 보인다든지, 글자가 서로 합해지거나 멀어지거나, 흰 바탕이 글자 위로 튀어 오르는 것 같이 보인다는 것. 이 밖에도 눈을 자주 부비거나, 글자 크기 및 줄이 비뚤어진다든지, 악보를 잘못 본다든지, 컴퓨터를 오래 못 보는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한편, 미국 얼렌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10~12%가 얼렌증후군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얼렌증후군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만큼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는 알수 없는 상태. 국내 얼렌증후군 연구소 채상우 부원장(상덕의원 원장)은 “국내에서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지만 비율적으로 많은 상태일 것이다”며 “다만 얼렌증후군인지 모르고 이러한 증상이 단지 집중력 저하로 인한 현상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얼렌증후군을 개선 방법은 눈으로 들어오는 광선을 조절하는 것. 빛의 민감성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빛의 노출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TV나, 컴퓨터를 오래 보지 않고, 방 조명을 너무 밝지 않게 하는 것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 채상우 부원장은 “여러 가지 색상의 투명한 플라스틱 시트와 얼렌특수 필터를 사용해 자신에게 맞는 특수필터로 교정을 받는다”며 “이러한 특수 안경을 착용하면 책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게 되며 읽을 때의 스트레스가 감소해 신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